정부 ‘손실 20% 분담’ 내세운 6000억 국민성장펀드 출시…“5년 묶여 신중해야”

정부 ‘손실 20% 분담’ 내세운 6000억 국민성장펀드 출시…“5년 묶여 신중해야”
[서울=뉴스핌] 정부가 첨단 전략산업 육성과 국민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추진하는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가 22일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파격적인 세제 혜택과 정부가 손실 일부를 먼저 떠안는 안전장치를 갖추었지만, 만기 5년 동안 자금이 묶이는 구조인 만큼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주간 6000억 원 한정 판매… 사실상 ‘선착순’ 조기 마감 예고
22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국민성장펀드는 총 6000억 원 규모로 조성되어 이날부터 3주간 한정 판매된다. 시중은행 10곳과 증권사 15곳 등 총 25개 금융기관에서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출시되며, 배정된 물량이 소진되면 즉시 조기 마감되는 선착순 청약 형태로 운영된다.
특히 전체 물량의 20%에 달하는 1200억 원은 근로소득 5000만 원 이하(종합소득 3800만 원 이하) 서민 전용으로 배정되어 초기 2주간 우선 공급된다. 서민 전용 물량이 소진되거나 기간이 지나면 잔여 물량은 일반 투자자에게 개방된다. 공모펀드 운용은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대형 자산운용사 3곳이 맡았다.
AI·반도체 등 첨단산업 투자… 고수익 겨냥하지만 원금 보장 안 돼
이 펀드는 반도체, 인공지능(AI), 이차전지, 바이오, 로봇 등 대한민국 미래를 이끌 12개 첨단 전략산업과 관련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단순한 상장 주식 투자뿐만 아니라 비상장·벤처기업 투자 비중도 포함되어 있어, 일반 공모펀드에 비해 기대 수익률이 높은 반면 리스크도 큰 편이다.
정부는 국민의 투자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정부 재정의 선순위 손실 분담’ 구조를 설계했다. 펀드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정부 재정(후순위 출자)이 최대 20%까지 손실을 먼저 메워준다. 예컨대 펀드 수익률이 -20%를 기록하더라도 투자자의 원금은 보전되는 방식이다.
그러나 손실률이 20%를 초과하면 그 이상의 손실은 투자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므로, 원금이 무조건 보장되는 상품은 아니다.
최대 40% 소득공제 혜택… 과세표준 높을수록 유리
정책형 상품인 만큼 절세 혜택은 매력적이다. 가입자에게는 투자 금액에 따라 최대 40%의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지며, 펀드에서 발생하는 배당소득에는 9%의 저율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일반 금융상품 대비 절세 효과가 뚜렷하기 때문에 과세표준 구간이 높은 고소득 투자자일수록 체감 혜택이 크다는 평가다.
다만 세제 혜택을 받으려면 전용계좌를 통해 가입해야 하며, 직전 3개년 동안 단 한 번이라도 금융소득종합과세(연간 금융소득 2000만 원 초과) 대상자였다면 가입이 제한된다.
전용계좌 기준 투자 한도는 연간 1억 원, 5년간 최대 2억 원이다. 만약 세제 혜택 없이 일반계좌로 가입할 경우 연간 3000만 원까지만 납입할 수 있다. 가입 시 필요한 서류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용 소득확인증명서’다.
가장 큰 걸림돌은 ‘유동성’… “사실상 5년 묶이는 자금”
금융권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유동성 제약이다. 이 펀드는 만기 5년의 폐쇄형 구조로 설계되어 원칙적으로 중도 환매가 불가능하다.
향후 거래소에 상장해 주식처럼 매도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두었지만, 실제 거래가 활발하지 않거나 기준가보다 낮은 가격에 할인되어 매도해야 할 리스크가 크다. 사실상 ‘5년간 묶이는 자금’으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시장의 반응은 엇갈리면서도 흥행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초기에는 환매 불가 구조 때문에 고객들이 망설일 것으로 보였으나, 최근 세제 혜택과 손실 보전 구조에 대한 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공급 물량이 많지 않아 별도의 마케팅 없이도 조기 마감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부 지원이 집중되는 첨단 산업에 투자해 성장 수익을 누릴 수 있고 절세 혜택도 크지만, 장기 투자가 전제된 상품”이라며 “본인의 자금 스케줄을 고려해 반드시 여유 자금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